2010.11.30
여성들이 사회에서 생명을 잉태하고 존속시키는 중요한 존재임에 불구하고 한 반려자로 흐릿한 존재감에 대해 생각하며 ‘흐릿한 초상’이라는 작품들이 나오게 되었다. 그러던 중 우리는 아니지만 아주 친숙하며 상징적인 인물들을 찾고자 했고 또 그 인물들을 지폐와 명화 속 여성인물에서 찾을 수 있었다.
작품에서는 인물을 흐리게 그려서, 물성이 강한 지금의 시대와 역행으로 물성을 약화시켜 궁금증을 통해 인물을 드러내는 작업이다. 배경에는 낡은 옛날 지도를 그려 오래되어 기억속으로 잊혀질 것 같은 느낌을 살려 표현하였다. 반짝이는 소재를 이용하여 아름다운 존재성과 대상을 좀더 보기 불편하게 하는 요소로 이용하고 있다.
그림은 한지가 젖은 상태에서 연하게 번지고 다시 바짝 마른 뒤 다시 적셔서 젖은 상태에서 그려진다. 그런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그려지기에 가까이에서는 번지는 느낌이로 뚜렷한 대상이 안보인다.
이처럼 흐린 그림은 가까이 갈수록 오히려 잘 안보이고 멀리 갈수록 전체적 윤곽이 드러난다. 변화 무쌍하고 유행을 따르는 세상의 흐름 속에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여성 존재의 중요성을 느끼기 어렵지만 이런 여성인물들에 대한 존재를 다시 넓은 시야로 바라 볼 때 우리 삶속의 어머니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
작업노트